National Health Insurance :
정실 자본주의에 대한 보건 경제학 분석
이종훈. 보건경제와 정책연구, 2025; 31(2): 1-19. LEE, JONG-HOON. Reimbursement for drug sales even at the cost of collapsing a health care system in South Korea. The Korean Journal of Health Economics and Policy, 2025; 31(2): 1-19.
원문 보기: KCI 등재논문 페이지
Supplement:
연구의 문제의식
한국의 의약품 정책을 둘러싼 논의에서 정부와 일부 연구자는 "약품지출(pharmaceutical expenditures)"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으나, 법학·경제학의 정합한 용어는 "약제비(drug expenses)"이다. 본 연구는 이 두 개념의 혼용이 단순한 표현의 차이를 넘어, 제약산업의 이익 극대화 논리가 정책 언어 자체에 침투해 온 결과임을 드러낸다.
특히 본 연구는 2014년 1월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Market-based Actual Transaction Price, MATP)**의 폐지를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MATP는 의료기관이 의약품을 저가로 구매할 유인을 제공하여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막는 핵심 장치였으나, 제약업계의 강력한 저항과 전문 관료에 대한 영향력 행사 속에서 폐지되었다.
분석 방법
분석 대상: 한국의 이른바 '빅5' 상급종합병원의 2010~2019년 약제비·약품지출 자료
방법론: 시스템 다이내믹스(system dynamics) 모델링을 통한 약제비-약품지출 동학 분석
비교 설계: 유사 규모 민간병원(B병원)과 빅5 중 한 곳(E병원)의 약제비·약품지출 추이 비교
주요 발견
MATP가 운영되던 시기(2010~2014)에는 비슷한 규모의 민간병원 B와 빅5 병원의 약품지출이 유사한 궤적을 보였다. 그러나 MATP 폐지 이후인 2015~2019년에는 빅5 E병원의 약제비가 B병원의 약품지출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그 격차가 명확하게 벌어졌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다음 두 가지 정책 전환이 있다.
저가구매 장려금(low-cost purchase incentive) 폐지 — 제네릭(복제약) 가격 인상의 직접적 통로가 되었다.
제네릭 보상 범위의 대폭 확대 — 처방량 증가가 곧 매출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가 강화되었고, 이는 의사 수 증가 정책과 결합될 경우 약제비 팽창을 가속할 수 있다.
결론과 정책 제언
본 연구는 2014년 1월 MATP 폐지 이후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NHIS)의 약가정책이 규제포획(regulatory capture) 상태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정책 운영의 변화와 시장 관행의 변화 양 측면에서 시사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핵심 정책 제안은 MATP 제도의 재도입이다.
★ 본 연구의 정합성을 입증하는 행정 증거 — 거제시 사건의 공문 기록
본 논문이 제시한 "규제포획(regulatory capture)" 진단은 추상적 가설이 아니라, 2023년 거제시 보건소장 사건의 공식 행정 문서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사건 관련 공문(2023.9.13. 거제시 질의서, 2023.11.9. 보건복지부 회신, 대한치매학회 의견서)을 통해 다음의 사실이 확인된다.
1. 거제시의 적법한 질의 (2023.9.13.)
거제시(보건과-15075호)는 보건복지부 노인건강과장 및 보험약제과장에게 두 가지 사항에 대한 검토의견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질의1: 치매안심통합관리시스템(ANSYS) 내 환자 정보를 보건소 진료·약물 처방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지
질의2: 치매약물 부작용 관리를 위해 치매치료제(아리셉트 등)를 중단하고 염증치료 약물(답손 등)을 치매환자에게 처방하는 것이 적절한지
거제시는 이 질의에 답손(Dapsone)에 대한 보건소장 임상 보고서를 첨부했으며, 이 보고서에는 답손의 치매 치료 효과에 대한 국제 학술지 게재 SCIE 논문 13편 이상이 포함되어 있었다. 대표 근거 자료는 다음과 같다.
Appleby BS, Cummings JL. Curr Top Med Chem. 2013 — 답손을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예방제로 평가
Namba Y, et al. Lancet. 1992 — 한센병(답손 복용군) 노인 부검에서 신경섬유다발과 노인반의 분포 발표
Chui DH, Tabira T, et al. Am J Pathol. 1994 — 답손 복용 한센병 환자 뇌에서 β-아밀로이드 감소·이상 Tau 침착 증가
Lee JH, Kanwar B, Lee CJ, Sergi C, Coleman MD. iScience. 2022 — 본인 1저자 논문. "Dapsone is an anticatalysis for Alzheimer's disease exacerbation"
Lee JH. Naunyn-Schmiedeberg's Arch Pharmacol. 2022 — 한국 치매 치료제의 등재·삭제 분석 (본인 단독 SCIE 논문)
Lee JH, Kanwar B, Khattak A, et al. Naunyn-Schmiedeberg's Arch Pharmacol. 2023 — 소록도 한센병 환자의 바이러스성 호흡기 유행 후 기관지염·COPD·폐렴
García-Pastor C, et al. Neurosurg Focus. 2022 — 동맥류성 지주막하출혈에서 답손의 신경보호 효과 (RCT)
그 외 Nader-Kawachi 2007, Diaz-Ruiz 2016, Lee YI 2016, Zhan 2018, Sheibani 2020 등 다수
즉, 거제시 보건소장의 답손 처방은 즉흥적·자의적 결정이 아니라, 국제 학술 문헌과 본인의 SCIE 논문에 근거한 임상 판단이었으며, 그 근거는 모두 보건복지부에 공식 송부되었다.
2. 보건복지부의 회신 (2023.11.9.) — 결정적 타이밍 문제
보건복지부 노인건강과(과장 전결)는 거제시 질의에 대해 2023년 11월 9일 회신했다(노인건강과-3157호). 그런데 이 시점은 사건의 결과가 이미 결정된 후였다.
일자 사건
2023. 9. 13. 거제시, 보건복지부에 정식 질의 (답손 처방 적절성 포함)
2023. 11. 2. 거제시, 보건소장 직위해제 처분 (질의 후 50일, 회신 도착 전)
2023. 11. 3. 보건소장 사직서 제출
2023. 11. 9. 보건복지부 회신 도착 (직위해제 1주일 후)
2023. 11. 10. 보건소장 의원면직 처리
거제시의 직위해제 처분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을 기다리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회신이 도착했을 때, 보건소장은 이미 자리에서 내려와 있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지연이 아니라, 행정 처분이 절차적 정당성을 가질 만큼의 의학적 근거 검토 없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3. 회신 내용의 구조 — 의학적 판단의 이해당사자 위탁
보건복지부 회신의 내용은 사건의 핵심을 보여준다.
질의1(ANSYS 개인정보)에 대한 답변: 치매안심센터의 업무 범위(「치매관리법」 제17조)를 들어 "보건소장이 등록대상자 정보를 활용해 약물 처방 등의 행위를 하는 것은 치매안심센터의 서비스 제공 관련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보건소장이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하는 행위 자체가 "치매안심센터의 서비스 제공"과 무관하다고 본 것은, 공공의료기관 의사의 임상 행위를 행정 시스템 운영과 분리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해석이다.
질의2(답손 처방의 적절성)에 대한 답변: 보건복지부는 의학적 판단을 직접 내리지 않고, "의학적인 영역이므로 관련 학회에 문의한 결과를 아래와 같이 알려드린다"며 「대한치매학회 의견」을 그대로 첨부했다.
대한치매학회 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 혹은 기존 허가 사항 이외에 다른 질환 혹은 용도로 투약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IRB 심의를 포함하여 연구 대상자 혹은 환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만일 개별 연구자가 임의로 진행한 부분이 있다면 이는 시정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답변에는 세 가지 결정적 문제가 있다.
첫째, 의학적 판단을 이해당사자에게 위탁했다. 대한치매학회는 도네페질·갈란타민·리바스티그민·메만틴 등 4종 치매 증상개선제의 처방을 주관하는 신경과·정신과 의사들이 운영하는 학회로, 4종 약 처방이 유지·확대될 때 가장 큰 임상적·경제적 이익을 얻는 직접 당사자이다. 4종 외 약물(답손) 처방의 적절성을 판단할 권한을 이들에게 위임한 것은, 「공직자윤리법」의 이해상충 관리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
둘째, 학술 증거를 검토하지 않았다. 거제시가 첨부한 SCIE 논문 13편 이상의 내용은 회신 어디에도 인용되지 않았다. 1992년 Lancet의 한센병 환자 부검 소견, 1994년 American Journal of Pathology의 답손 복용군 β-아밀로이드 감소 소견, 2022년 iScience의 알츠하이머 악화 차단 기전 — 이 모든 학술 증거가 한 문장도 언급되지 않은 채, "허가사항 외 처방은 IRB 심의 필요"라는 형식 논리로 회신이 종결되었다.
셋째, 임상 의사의 처방권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국 의료법상 의사는 적응증 외 사용(off-label use)을 임상적 판단으로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이는 미국 FDA·유럽 EMA에서도 명시적으로 인정되는 원칙이다. 그러나 대한치매학회 의견을 그대로 인용한 보건복지부 회신은, 사실상 한국의 모든 임상 의사에게 "허가사항 외 처방은 IRB를 거쳐야 한다"는 비현실적 요구를 전제하는 결과를 낳았다. 만약 이 원칙이 일관되게 적용된다면,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적응증 외 처방의 절대다수가 위법으로 분류될 것이다.
4. 행정 증거가 입증하는 규제포획 구조
본 논문이 제시한 "규제포획" 진단이 단순한 학술적 가설이 아니라 행정 실무의 일상적 작동 양식임이, 본 사건의 공문 기록을 통해 다음과 같이 입증된다.
논문이 제시한 규제포획 기제 = 거제시 사건 공문에서의 실증
정책 결정 권한이 이해당사자에 의해 영향받음 = 보건복지부가 의학적 판단을 4종 약 이익집단(대한치매학회)에 위임
행정 절차가 산업의 이해와 정렬됨 = 회신이 직위해제 후 도착, 절차가 결과를 추인하는 형식
정책 언어가 실체를 흐림 = "허가사항 외 처방은 IRB" 형식 논리로 학술 증거 무력화
시민·환자의 이익이 우선순위에서 배제됨 = 답손 치료를 통한 환자 개선 사례·학술 증거 일체 무검토
거제시 사건은 단지 한 보건소장의 인사 분쟁이 아니라, MATP 폐지 이후 한국 약가·약품 정책 거버넌스 전체의 규제포획 구조가 한 공공의료기관에서 가시화된 현장 사례이다.
의료체계 붕괴 논쟁이 흔히 '의사 수'에 집중되어 온 것과 달리, 본 연구는 의약품 보상체계의 구조적 왜곡이 의료재정과 의료체계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추적한 드문 시도이다.
정책 언어(약품지출 vs. 약제비), 제도 변화(MATP 폐지), 시장 결과(병원별 약제비 추이)를 하나의 시스템 다이내믹스 틀 안에서 연결하여, 한국 약가정책의 규제포획 가설을 검증 가능한 형태로 제시했다.
2023년 거제시 사건의 공문 기록은 본 논문의 규제포획 가설이 행정 실무에서 그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행정적·시간적으로 입증한다. 이는 약학·경제학·정책학 영역의 가설이 행정 증거와 사법 판단(2025.8.21. 창원지법 위법 판결)에 의해 삼중으로 확증되는 드문 사례이다.
향후 약가정책 개혁, 건강보험 재정 운용, 필수의료 수가 현실화 논의에 실증적 근거를 제공한다.
키워드: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MATP), 약제비, 약품지출, 규제포획, 시스템 다이내믹스, 건강보험 재정, 한국 의료체계, 답손(Dapsone), 적응증 외 처방, 이해상충
본 연구의 학술적 권위에 관한 부기
본 논문의 저자(이종훈)는 답손-신경염증-치매 분야에서 다음 SCIE 게재 논문을 통해 국제 학술적 권위를 갖춘 연구자이다. 거제시 보건소장 재직 시의 답손 처방은 이러한 학술 활동의 임상적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며, 행정이 검토했어야 할 일차 자료들이다.
Lee JH, Kanwar B, Lee CJ, Sergi C, Coleman MD. iScience. 2022; 25(5):104274.
Lee JH. Naunyn-Schmiedeberg's Arch Pharmacol. 2022; 395:535–546.
Lee JH, Kanwar B, Khattak A, et al. Naunyn-Schmiedeberg's Arch Pharmacol. 2023; 396:1501–1511.
Lee JH, Lee CJ, Park J, Lee SJ, Choi SH. Dement Geriatr Cogn Disord Extra. 2021; 11:159–167.
Lee JH, Choi SH, Lee CJ, Oh SS. Dement Geriatr Cogn Dis Extra. 2020; 10:1–12.